주지스님 글 [현불논단] 출가에서 임종까지…승려 관리 시스템 필요하다(설해스님)
[현불논단] 출가에서 임종까지…승려 관리 시스템 필요하다
- 설해 스님 /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 입력 2026.01.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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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포교 매진에도 ‘각자도생’ 현실
의료·요양·노후 등 복지, 권리로 보장해야
전담 부서에 소임자 배치, 인력풀 활용도
2022년 11월 시작된 제18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임기가 올해로 마지막 해를 맞았다. 임기의 끝자락에 서니, 왜 종회의원이 되고자 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법랍과 나이가 크게 차이 나는 은사 스님과 사형 스님들의 수행과 포교, 불사, 늙음과 병듦, 죽음의 순간까지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승려의 삶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 그분들의 삶은 대부분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각자도생’과도 같았다. 이러한 현실을 목도하며 스님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교육·수행·포교에 전념하고 노후와 임종에 이르기까지 승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출가에서 임종까지 책임지는 체계적인 승려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다.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첫 주지 소임지에서는 도반 스님들과 매일 아침 경전을 독송하고, 보름마다 비구니계 포살을 봉행하며 초심을 잃지 않는 사찰을 만들고자 했다. 전국비구니회 총무국장 소임을 맡아서는 스님과 사찰·기관을 연결하는 ‘소임 플랫폼’을 구상했고, 비구니 수행공동체를 원하는 사찰을 발굴하거나 연로한 스님과 사찰을 승계할 후계 스님을 연결하는 시도도 해보았다. 그러나 개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종단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종회의원이 되어 이 일을 해보고자 원력을 세웠다.
현재 조계종 소속 승려는 약 1만 명 내외다. 종단 행정은 소속 사찰 관리가 중심을 이루고, 수계·교육·안거·법계 관리 외의 영역은 대부분 자율에 맡겨져 있다. 교육을 마친 뒤 소임지는 스스로 찾아야 하고 소임이 끝나면 거주처도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 스님들에게 소임지는 거주처이기에, 거주노후임종에 대한 불안은 수행과 포교의 연속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하는 원력과 이를 전하고자 하는 발심은 불교 중흥의 동력이자 종단 운영의 토대다. 이 토대가 약화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해법은 분명하다.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한 승려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교육·수행·의료·요양·노후·임종에 이르는 복지는 권리로 보장하고, 수계와 법계, 교육과 수행 이후의 포교와 소임은 의무로 분명히 해야 한다. 이를 교구 중심으로 운영해 교구본사가 소속 승려를 책임 있게 관리할 때, 안정적인 종단 운영과 불교 중흥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엔 승려 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웠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승려 수가 감소해 시스템 구축과 운영이 한층 수월해졌다. 각 교구에 전담 부서를 두고 소임자를 배치한다면 승려들은 교육·수행·복지의 권리를 보장받는 동시에 소임과 포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교구별 인력풀을 활용해 사찰 관리와 주요 소임자 임용도 더욱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출가한 스님들이 종단의 보호 속에서 교육받고, 각자의 원력에 따라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며, 스님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노후를 보내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완비되기를 바란다. 필자 또한 남은 임기 동안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